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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영화,애니 후기

영화 "3일의 휴가" 후기 (엄마와 딸의 가슴 아픈 이야기) 스포, 결말포함

by 백싸리7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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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족영화 후기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요. 영화 제목은 "3일의 휴가"라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예요. 엄마 박복자 역은 배우 김해숙 님이 딸 진주 역할은 신민아 님이 하셨어요. 참고로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서 따로 찾아보지 않고 봤는데도 어려움이 없었어요.

개봉: 2023년 12월 6일
러닝타임: 105분 /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판타지
등장인물: 김해숙(박복자), 신민아(방진주), 강기영(가이드/천사?), 황보라(미진), 배해선(젊은 복자) 등
감독: 육상효

포스팅을 하려고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육상효 감독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신하균, 이광수 님이 나오셨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감독님이시더라고요. 그 영화도 꽤 재밌게 봤었는데 같은 감독님이라 반가웠네요.


현재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이 8.2점으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8.5점 이상을 주고 싶어요. 제가 딸이라 그런가 공감 가는 부분들이 좀 많았거든요. 다만 눈물이 아주 펑펑 나왔다면 9점 이상도 줄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는 않았기 때문에 8점대인 걸로~^^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아래 네이버 소개 정보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출처: 네이버 영화 기본정보 소개>
“따님은 어머님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요. 휴가 동안 좋은 기억만 담고 오시면 됩니다.”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김해숙)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강기영)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자랑스러운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마음도 잠시, 돌연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시작한 ‘진주’(신민아)의 모습에 당황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진주’는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황보라)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고, 낯익은 요리를 보자 서로의 추억이 되살아나는데…

 

 

3일의 휴가 섬네일
<영화 3일의 휴가 김해숙 님>

 

 

엄마는 딸을 볼 수 있지만 만질 수도 없고 딸에게 말을 걸 수도 없는 3일간의 짧은 휴가.. 영화를 보기 전부터 사실 마음이 무거웠어요. 우리 엄마는 지금 내 옆에 있지만 이 행복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잖아요.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내 삶은 어떨까 등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내가 먼저 죽게 된다면 어떨까? 죽은 나에게 내 가족들을 볼 수 있는 3일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안아줄 수도 없고 너무 보고 싶었다 말해줄 수도 없는데 그렇게라도 가족을 보면 행복할까?...

혹시라도 영화를 보면서 너무 많이 울면 가족들이 걱정을 할까봐 밤늦게 혼자 보기 시작했어요. 우려와는 달리 거의 1시간가량까지도 비교적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차분히 볼 수 있었어요. 영화 분위기 자체가 너무 어둡지 않았고 딸 진주의 요리하는 모습(숭덩숭덩 숟가락으로 잘라 넣은 스팸김치찌개, 엄마표 무채 만두, 잔치국수 등)과 시골 일상의 모습들이 마치 힐링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어요. 중간중간 나오는 배경음악들도 잠시나마 힐링?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잔잔한 일상 내용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잠을 자던 딸이 갑자기 일어나 뛰쳐나가 소리를 지르는 장면.

"내가 미치겠다. 엄마. 내가. 내가 엄마 때문에 못 살겠다. 나 좀 살려줘 엄마"

엄마가 돌아가신 후 딸의 마음에 병이 생긴 것 같았어요. 병이 생긴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일들과 엄마에게 살갑게 대해주지 못했던 점. 그리고 딸이 미국에 있어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엄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들이 복합적으로 딸에게 심적으로 감당하지 못할 고통을 준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벌 주는 거야. 나한테. 내가 엄마 임종이라도 지켰으면 여기서 이러고 있지도 않아. 나 때문에 장례도 늦어져서 차가운 냉동실에 이틀이나 더 있었어."


어쨌든 생각했던 것보다는 너무 무겁지 않게 느껴졌고 그렇다고 가벼운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딸과 엄마의 모습을 보다 보니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더라고요. 영화 내용 중에 진주가 멀찍이서 엄마 얼굴만 보고 돌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올랐어요. 몇 년 전에 제가 독립해서 따로 살고 있었을 때 엄마가 만두가게에서 일을 하셨는데 그날따라 유독 엄마가 보고 싶어서 전철을 타고 엄마 일하시는 곳까지 갔었던 일이 있어요. 그때 멀찍이 엄마 일하시는 모습만 보고 혹시나 날 보면 엄마가 걱정하실까 봐 그냥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나면서 감정이입이 더 됐던 것 같아요.

 

영화 결말! 스포주의!!!

 

약속했던 3일의 휴가가 끝나고 이제 하늘로 돌아가야하는 복자는 이대로 딸을 놔두고 그냥 갈 수는 없었어요. 

"내 딸한테 괘안타고 다 괘안타고 그 말 한마디만 하게 해줘. 제발."

가이드에게 방법을 알려달라고 사정하게 되는데.. 만약 엄마와 딸이 지금 만나게 되면 복자의 기억 속에서 딸에 대한 모든 기억이 모조리 사라지게 된다는 걸 알게 돼요. 나중에 딸이 죽어서 하늘나라로 왔을 때 엄마를 만나도 엄마는 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데... 딸을 위해서 지금 만나기로 결심하는 복자.

이 부분이 조금 헷갈리는데요. 꿈에서 만난 것처럼 상황을 만든 건지 아니면 실제로 만나게 해 준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진주가 죽은 엄마를 만나고 자연스럽게 반기면서 생전에 해드리지 못했던 생일상을 정성껏 차려 드려요. 엄마에게 생일상을 차려드리고 싶었던 딸. 그 생일상을 너무도 받고 싶었던 엄마. 그리고 추억의 만두와 함께 행복하게 웃는 모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미안해 엄마. 고마워 엄마"

결국 잠깐 동안의 즐거운 시간은 끝나고 엄마에게서 딸의 소중한 기억들이 모두 삭제돼요. 이때 울컥했는데 참았어요.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도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데 이번에도 참는 중.. 엄마가 걱정하실까봐요.

진주는 엄마와의 짧은 만남 후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을 하고 휴가 중 작성한 엄마의 편지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나요. 솔직히 결말이 좀 아쉬웠어요. 꼭 기억을 지웠어야 했나 싶더라고요. 엄마가 치매에 걸린 듯 딸에 대한 기억이 전부 사라진다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어요. 해피엔딩은 바라지도 않지만 이대로 끝내다니요. 마음이 아팠어요. ㅜ,ㅜ


3일의 휴가 외에도 제가 포스팅했던 한국영화 5편 후기 아래 링크로 걸어놓을게요. 궁금하신분들만 보세요.

1. 말임씨를 부탁해 후기

 

가족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후기 (줄거리, 등장인물, 결말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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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일의 휴가 리뷰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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