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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싸리 일상이야기

명절이 싫다.

by 백싸리7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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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절이 즐겁지 않다.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봤을 때 큰 행사가 있거나 명절 친척들 모임이 있을 때 그리고 술이 들어갔을 때 싸움이 났다. 

이젠 OO가 무섭지 않다. 사실 아직도 조금 무섭다. 내가 워낙 겁이 많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다. 그런데 무섭다는 그 말을 했을 때 OO가 큰 충격을 받으셨는지 몇 년이 흐른 후에도 그 이야기를 꺼내시길래 안 무섭다고 이젠 괜찮다고 거짓말을 했다.

우리들에게 잘해주려고 하는 OO의 마음을 알기에 술을 끊으라고 강하게 말하지 못했다. 그나마도 취미생활 없는 OO의 낙이 술이니까 그걸 알기에 적당히 마시라고만 말씀드렸다.

예전보다 많이 자제하고 덜마신다는 걸 나도 안다. 그래서 마음이 풀리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에 아무리 자제를 하고 덜 마시려고 노력했어도 1년에 1번이든... 몇 개월을 잘하고 화가 난다고 하루만 터져도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어떤 이유가 있어도 자신이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만취할 때까지 마시면서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하소연을 반복하며 몇 시간 동안을 전화하고 또 전화하고 계속 이야기하는 건 주사가 맞다.

 

OO가 술마시고 몇 십 번을 이야기해도 자식은 들어줘야 한다고 했을 때 할 말이 없었다. 나와는 정말 맞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술 안 마시고 속마음을 말하면 안 되냐고 했을 때 OO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외향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뼛속 깊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술을 마셔야 용기가 생기나보다. 이건 고치기 어려울 것 같다. 


가족들 말고도 친구와 술을 마시고 싸웠다는 일화를 몇 번 들었다. 물론 술 안 마셨을 때도 동료와 상사와 싸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기질이 그런 상황에서 술을 마시면 감정이 더 증폭이 되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주사"라는 말을 했을때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주사라는 단어를 썼다고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술을 더 마셨다. 꼬투리 잡은 김에 옳다구나 더 마시나보다. 

참고로 나는 술을 안 마신다. 아니 위장이 많이 안 좋아서 못 마신다. 나도 술을 왕창 마시고 밤에 OO한테 술주정 부리고 싶다. 한 번 당해보라고 해보고 싶다. 내가 반대로 술 먹고 계속 반복해서 얘기하면 어떨 것 같냐고 해도 이미 만취라 말이 통하지 않았다. 자신이 화가 나는 단어, 문장 몇 개에 꽂혀서 계속 그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었다. 어제 참다 참다 휴대폰을 꺼놨었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새벽 2시, 3시까지 주사가 이어졌을 거다. 절대 주사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주사 맞아요.

어제 그 일이 있고 누워있었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평소 안 좋던 골반은 뜨거워지고 뻐근해지고 심장은 두근거리고 소화도 안 되고 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불에 덴 듯 뜨거워지다 새벽 2시쯤 넘어가서야 진정이 좀 됐다. 그럼에도 잠이 안 와서 눈만 감았다 뿐이지 거의 잠을 못 잤다. 


OO가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그건 충분히 알고 있고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이미 사전에 화나는 상황이 또 올 수 있다고 분명히 말씀드렸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린 건데...

화가 난다고 그렇게 대처를 하는 건 여전히 OO가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이제 앞으로 가족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여전히 자신의 고집, 신념, 고리타분한 풍습을 내세우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한 거다. 평소에 아무리 노력하고 잘 대해줬다고 해도 이런 일 하나로 인해서 사람의 마음은 다시 닫힐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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