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맛있을까? (가지구이 실패 후 우리밀 가지부침개 성공?)

얼마 전에 부모님이 텃밭에서 기른 작물 가지, 둥근 호박, 풋고추, 깻잎, 상추, 방울토마토를 가져다주셨어요. 빌라, 아파트에서 다육식물 선인장만 키워보신 분들이 농작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땅이 좋은 건지 해가 잘 들어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너무 잘 자라서 문제더라고요. 한동안은 주변분들 나눠주기 바쁘셨어요.
어쨌든 텃밭 식재료 중에서 가지를 이용해서 뭔가 만들고 싶었는데요. (가지볶음, 무침이 질렸어요.) 뭘 할까 계속 고민을 하다가 그냥 심플하게 소금, 후추만 뿌리고 에어프라이에 굽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담백한 가지구이를 만들어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실패였어요. 이유는 이따가 말씀드릴게요.

먼저 가지를 대충 손질하고 굽기 좋게 넙적하게 썰었어요. 이때 기름을 좀 바를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담백하게 먹으려고 기름 없이 했는데 넣었다면 좀 더 괜찮았을 것 같기는 해요. 여기서부터 이미 실패의 기운이... ㅎ
저도 참 웃긴 게 지금 보니까 기름도 없는 가지구이인데 왜 에어후라이기 바스켓 바닥에 기름종이를 깔았을까요. 습관적으로 깔다 보니 아까운 기름종이 1장 날렸네요.

어쨌든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기름 없이 소금, 후추만 뿌리고 190도에서 10분 정도 조리를 한 것 같아요. 중간에 6분 정도 됐을 때 정성스레 뒤집어주기까지 했고요. 맛없을 줄 알았으면 그냥 놔두는 건데...

집에 있던 만두 간장도 꺼내고 에프로 구운 가지를 접시에 담고 사진 한 컷 찍고 시식을 해봤어요.
솔직히 맛은 예상했던 맛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껍질이 너무 질긴 거예요. 제가 턱관절이 안 좋아서 질긴 음식을 잘 못 먹는데 구운 가지의 껍질이 이렇게 질길 줄 몰랐어요. 전에 무를 채 썰어서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실패를 했었거든요. 무가 타기만 하고 제가 생각했던 무채 구이는 안 되더라고요.

아무튼 에프 가지구이도 완전히 실패를 하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남은 가지로 부침개를 했어요.
아래 사진을 봤을 때 가지전이 맛있어 보이시나요?

전에도 부모님이 가져다 주신 미나리로 미나리 부침개를 했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나서 뭐든 기름이 들어가면 맛있으니까요. 도전을 해봤어요. 아주 예전에 가지가 맛이 없어서 부침개를 한 적이 있기는 해요. 그런데 그때는 생각보다 그냥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사람 입맛은 변하니까요. 이번에는 맛있을 것만 같았어요.

엄마가 도토리가루를 넣고 가지 도토리전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하신 일도 있고 해서 부침개로 가지구이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참고로 저는 우리밀 밀가루로 만들었어요. 일반 밀가루나 부침가루보다 우리밀이 소화가 더 잘돼요.

다행히 채 썰은 가지로 만든 가지부침개는 성공이었어요. 좀 크게 부쳐서 그렇지 작게 부쳤다면 더 바삭하고 맛있었을 것 같아요. 크기를 작게 부치는 걸 추천드려요. 어쨌든 그나마 이거라도 맛이 있어서 기분이 좀 풀렸네요.
참 신기한게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넣고 부치면 진짜 웬만하면 맛있는 것 같아요.

도토리묵보관/활용법. 얼린 도토리묵 요리. 도토리묵부침개(묵전)

맛없는 도토리묵이나 얼린 도토리묵을 이용해서 부침개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진짜 맛있었거든요. 다음에도 뭘 해야 될지 모를 때는 기름에 부쳐먹는 걸로 해야겠어요.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오늘은 주가가 좀 올라라~ 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