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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영화,애니 후기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X 후기. 나의 강박에 대해서..

by 백싸리7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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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 후기를 올릴까해요. 이 드라마는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드라마인데요. 먼저 네이버에 나와있는 기본정보를 보면 오픈은 2021년 5월 24일(채널 카카오TV)에 했고 완결은 총 13부작으로 이루어져있어요.

분노조절 0%의 미친X 노휘오(정우)와 분노유발 100% 미친X 이민경(오연서), 이 구역의 미친 X를 다투는 두 남녀가 펼쳐내는 과호흡 유발 코믹 로맨스라고 설명이 되어 있네요.

로맨스 장르고 등장인물도 많지 않아서 따로 안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아니더라고요.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그리고 스포일 수도 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요. 코믹 로맨스이니까요. 어느정도 예상 가능했던 결말이지만 어떻게 해피엔딩이 되는지는 드라마를 보고 확인하세요.^^*



평소에 로맨스 장르 드라마나 영화는 잘 안 보는데요. 이 웹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소재가 정신건강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고 해서 관심이 좀 가더라고요. 그래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먼저 1화의 줄거리를 말씀드리면서 후기를 이어갈게요.

1회 제목만 봐도 심상치가 않았어요.
"비가 내리면, 이 구역 미친 X들이 출몰한다."

비오는 날 버스에서 내릴 타이밍을 놓쳐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게 된 휘오(정우). 머피의 법칙처럼 옆 사람의 큰 통화소리때문에 정거장 이름을 빨리 못 들어서 조금 늦게 일어났는데 하필 앞 사람의 버스카드 인식이 잘 안 돼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옆 단말기 고장) 버스 앞쪽 기사님 옆 기계로 가서 찍으려고 했는데 버스 문이 닫혀버리고 결국 버스는 출발. 그래서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게 된 거예요.



그리고 우여곡절끝에 버스에서 내렸는데 비는 많이 오고 있고 우산은 없고 그냥 정류장 바닥에 버려져 있던 우산을 집어서 폈는데 망가진 우산이었어요. 그래도 쓸 수는 있어 보였는데 그마저도 바람이 확 불어서 뒤집혀요. 그리고 휘오가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데 위에서 물이 후두둑 떨어지고 누가봐도 화가 치미는 상황들이 계속 일어나더라고요. (병원가는 길에 여호와 증인? 도를 아십니까도 만나요. 으~ 짜증)

화면은 전환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진영선생님께 상담을 받고 있는 휘오(정우).
휘오의 양 손은 어딜 주먹으로 쳤는지 피가 나있더라고요. 병원에 오기 전까지 위의 상황말고도 또 다른 주인공 민경(오연서)을 만나면서 화를 참지 못했던 거예요. 그렇다고 여자를 때리지는 않아요. 그럼 진짜 막장이었겠죠. 어쨌든 휘오의 증상에 대해서 선생님은 분노조절장애(외상 후 격분 장애)라고 쓰고 있었어요.



그리고 휘오보다도 좀 더 미친 사람으로 보였던 민경(오연서)이 등장합니다. 비오는 날 머리에 꽃을 달고 선글라스를 꼈더라고요. 민경 역시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러 가는 길에 휘오를 만나게 된 거예요. 어쩌다 보니 첫 만남은 악연이었지만 알고 보니 아파트 옆집에 살고 있는 우연으로 인연이 됩니다. 민경의 증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강박장애, 망상장애, 불안, 광범위한 불신과 의심, 공격적 성향이라고 나오네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왜 주인공들이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게 되는 지 그 이유가 나와요. 첫 화를 보면 휘오의 급똥 에피소드, 바바리맨 에피소드 등 웃픈 상황도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것 같아요. 회당 러닝타임이 30분정도 밖에 안 돼서 더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요.

웹드라마 "이 구역의 미친 X"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너무 어둡지 않게 부담스럽지 않게 코믹 로맨스 장르로 잘 소화한 것 같아서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현대인들이 불안, 우울, 강박, 분노조절장애 등 크고 작은 정신건강 문제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저도 심하지는 않지만 분노조절이 잘 안 될 때도 있고 불안, 강박이 좀 있는데요. 그래서 더 관심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주인공들이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대리만족이라고 해야 할까요.
물론 극중 휘오나 민경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캐릭터고 둘이 옆집에 산다는 설정 자체가 드라마지만 나도 휘오같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가족 친구들 외에 타인을 좀 믿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 중 민경이 참 부럽더라고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경찰이면서 분노조절장애를 여자한테는 표출하지 않는 정의롭고 다정다감한 사람은 없죠. 참.... ㅋ

어쨌든 이 드라마를 보면서 중간 중간 나의 강박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강박이 있으신가요?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강박증 뜻을 찾아보니 "불합리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그 생각을 떨치려고 할수록 더욱 초조해지는 정신 이상증"이라고 나와요.

지금부터는 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는 자주 손을 씻는 강박이 있어요. 코로나 시대에 손을 씻는 건 참 좋은 습관이지만 코로나 전부터 저는 집에서도 창문을 닫는다거나 신발을 만진 다거나 쓰레기 봉투를 묶는다거나 바닥을 만지게 된다거나 동전, 지폐, 계란을 만지거나 등 제가 느끼기에 더러운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곳을 만지면 무조건 손을 씻어요. 그게 바깥에서는 손 씻는 게 쉽지 않아서 물티슈를 사용할 때도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뭘 안 하려고 해요.

그리고 시간에 대한 강박도 있어요. 약속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 전에 꼭 가려고 하는데요. 물론 중요한 약속은 당연히 지키는 게 맞아요. 그렇지만 가벼운 약속은 어쩔 때는 5분, 10분, 15분 늦을 수도 있는 건데 이미 약속시간이 되기 전부터 쿵쾅쿵쾅 불안해서 그냥 아예 일찍 갈 때도 많았었어요. 혹시 내가 늦으면 친구들이 뭐라고 하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감 있잖아요. 그래서 진짜 어쩔 수 없는 상황 빼고는 꼭 지켰었는데요. 그러다가 tv에서 약속시간을 어겨보는 것도 저같은 성격의 사람에게는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때 기억으로는 시간도 어겨보고 청소도 안하고 어질러도 보고 손도 안 씻어보고 이런 행동들을 좀 해보는 게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5분 10분정도 약속시간에 일부러 늦게 나가보기도 해보고 집에서도 손 안 씻고 버텨보기도 해보고 노력 중이에요.

그리고 가장 저한테 힘든 문제 어두울 때 공포와 불안감이 몰려와서 잠을 편하게 잘 수 없어요.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할 예정이에요.

마지막으로 노래(중독성 강한 가요)강박인데요.
이건 수능시험을 보기 직전에 처음 겪고 나서부터 지금까지도 가끔 저를 괴롭히는 강박이에요. 그 당시에 특정 노래 하나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서 수능을 완전 대박 망쳤었어요. 특히 언어영역 시험을 볼 때는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시간은 없는데 글을 빨리 읽고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이해력이 떨어지는데 노래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으니 글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정말 환장하겠더라고요. 그 일을 겪고 나서 부터 또 다른 특정 노래가 다시 계속 떠오르는 일이 한동안 생겼었어요.

다행히 시간이 좀 지나니까 나아지더라고요. 그럼에도 가끔 tv를 보다가 그 가수의 노래가 나오거나 나올 것 같은 타이밍이 되면 급하게 채널을 돌려요. 마트에서도 이상하게 중독성이 강한 노래가 나오고 있으면 그냥 밖으로 나올 때도 있어요. 잠을 자기 전에도 아주 느린 발라드를 마음속으로 부르면서 잘 때도 있어요.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댄스보다 마음이 안정되는 발라드 위주로 음악을 듣게 됐어요.
다행히 아직은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고 제가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라서 나름의 방식으로 조절을 하고 있는데요. 정신과 진료는 언젠가는 받으러 가긴 갈 것 같아요. 사실 진작에 갔었어야 했는데 아직 용기를 못 내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여기에는 쓸 수 없는 여러 이유들로 지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정말 안 되겠다 생각이 들면 꼭 상담을 받아보고 싶어요. 포스팅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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