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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싸리 일상이야기

동네에서 만난 이상한 사람들..

by 백싸리7 2022.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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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길거리에서든 지하철에서든 예상치도 못 한 평범한 장소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신고를 하자니 애매한 그런 거 있잖아요. 그래서 속으로 그냥 삭혀야 하는 그런 일들이 잊을만하면 겪게 되는 것 같아요.

바로 그저께 오전, 오랜만에 나갔던 기분 좋은 야채가게 외출이었는데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아! 그저께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할게요. 먼저 그동안 만났던 이상한 사람 몇 명만 언급하고 갈게요.


초등학교 때 만났던 그 남자아이는 지금 생각해도 분해요. 

그 당시가 봄이었나 여름이었나 옷이 그렇게 두껍지 않았었던 걸로 기억해요. 티셔츠 한 장만 입는 날씨였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어요. 탁!? 뭐지?

자전거를 탄 남자아이가 손으로 제 상체 그 부분을 누가봐도 고의적으로 치고 갔어요. 그 아이는 그렇게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가버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멀어지는 자전거를 보면서 화가 스멀스멀 올라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집에 와서 계속 곱씹게 되더라고요. 돌멩이 하나만 있었다면 그 아이 머리에 날렸을 텐데.. 자전거 바퀴에 구멍을 내서 그 남자아이를 떨어지게 하곤 왜 그랬냐고 따졌을 텐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그런데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돌멩이가 있었어도 못 했을 거예요. 그땐 저도 어린아이였으니까요. 솔직히 지금도 못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분하고 화가 나요.

 

그리고 대학생이 됐을 때였어요. 경기북부에 살던 저는 처음으로 건대입구역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전철을 탔어요. 목적지 역에 도착할 때까지 환승도 잘하고 아무 일도 없이 순조롭게 잘 갔어요. 그런데 건대입구역 승강장에 내려서 출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실실 웃으며 저를 향해 걸어오는 한 남자가 있었어요. 저는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서 친구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더라고요. 그렇게 계속 다가오는데 뭐지? 속으로 에이 설마 옆으로 지나가겠지. 내 뒤에 누가 있겠지 했는데 헐..... 제 바로 앞까지 계속 오는 거예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뒷걸음질로 뒤로 계속 가게 됐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뒤에 벽이었나 의자였나 더 이상 뒤로 갈 곳이 없어지자 그 사람이 역시나 실실 웃으면서 저를 보더니 그냥 휑하니 다른 데로 가버리는 거예요. 와.... 이거 뭐니 진짜....ㅜ.ㅜ 

그 트라우마로 지금도 건대입구를 가면 플랫폼에서 주변을 둘러보게 돼요. 그 기억이 자꾸 떠오르더라고요. 

 

 

유독 전철 승강장이나 차안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참 많이 목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에 살던 집이 역근처였는데 굉장히 깡마른 보통 키의 남자분이 돈을 달라는 목적으로 유독 여성분들 앞에 가서 한참을 서있는 걸 봤어요. 그 남성분은 승강장에서도 보고 역에서 나와 길거리에서도 그러는 걸 봤어요. 물론 저한테도 그러더라고요. 저는 역시나 무서워서 고개를 푹 숙이고 다른 곳을 응시하거나 핸드폰만 뚫어지게 봤는데 2번인가 겪은 것 같아요. 정신이 멀쩡해 보이는 몰골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여자만 골라서 앞에 서있는 건지 참.... 얄밉더라고요. 이런 건 신고해봤자 소용없는 걸 알기에 역시나 답답하고 짜증만 났어요. 만약 내가 건장한 성인 남자였어도 그렇게 앞에 서서 돈을 달라고 쳐다볼 수 있었을까요? 아닐걸요. ㅡ.ㅡ

 

마지막으로 그저께 겪었던 일을 말씀드릴게요. 원래 밖을 매일 나가지도 않지만 특히 오전에 나가는 건 참 오랜만이었어요. 깍두기(무김치)를 하기 위해서 동네 야채가게를 갔는데 2개에 1,500원 하던 무가 마침 1개에 500원인 거예요. 약간 바람이 들어서 싸게 파는 것 같기는 했지만 상태가 나쁘지 않아서 무 몇 개와 버섯, 오이, 깻잎을 사고 집에 오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야채를 싸게 사서 기분이 참 좋았는데..... 저 멀리서 구부정하게 걷고 있는 남성분 한 분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촉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대낮이고 환한 길거리에서 무슨 일이 있겠냐는 생각으로 그 남성분 2M 앞 정도까지 걸어가게 됐어요. 나는 조금만 더 가면 횡단보도를 건너서 내 갈 길을 가면 됐는데....

으엥? 설마? 아니지? 

그 남자분한테서 포물선으로 굵은 물줄기가 길 거리를 향해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옆에 지나가시던 아저씨도 놀라셨는지 큰 소리로 욕을 하시더라고요. 뭔지 예상 가능하시죠? 순간 당황과 짜증이 확 몰려오고 무섭더라고요. 혹시나 나한테 달려들면 어쩌나 생각만 해도 끔찍했어요. 그 물줄기는 왜 그렇게 오래 나오는 건지 하필 제가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 앞 식당 벽에서 그러고 있는 거예요.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그 몇 초가 진짜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빨리 바뀌어라 속으로 계속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어요. 그냥 빨간불에 냅다 뛸까도 고민했네요. 제가 원래 꼭 녹색불에 건너고 신호등 없으면 잘 건너지도 못해요. 이런 성격인데 오죽 다급했으면 빨간불에 건널까 생각했겠어요. 진짜 너무 소름 끼쳤어요.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도 기분이 별로 안 좋아요.

다시는 목격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들 그만 보고 싶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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